친구들 앞에서 그 사람과 손도 못 잡고 어색하게 서 있습니다. 우리 사이는 그냥 우리끼리만 알자는 말을 들은 뒤부터입니다. 좋아하는 마음은 여전한데 자꾸 작아지는 기분이 듭니다.
오늘 기억할 말좋아한다면서 숨기자는 말과, 좋아해서 조심스럽다는 말은 서로 다른 이야기예요.
좋아하는 사이인데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자는 요청을 받으면 내가 부끄러운 존재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 서운함은 당연한 반응입니다.
이유를 묻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면, 서운함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쌓입니다.
사정이 있어 잠깐 조심스러운 것과, 나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숨기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언제까지, 왜 그런지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상대의 진짜 마음이 조금 더 보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이유가 명확해지지 않고 계속 미뤄지속이는 말 한다면, 그건 사정이 아니라 태도일 가능성이 큽니다.
나를 떳떳하게 여겨주는 사람과 함께하는 게 결국 나를 덜 다치게 합니다.
“우리 사이를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자고 할 때”라는 고민이 든다면 먼저 한 장면만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지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을 긋는 일은 상대를 나쁜 사람으로 판정한 뒤에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유를 아직 정확히 모르거나 어제는 괜찮았더라도 오늘 불편하면 멈출 수 있습니다. 침묵, 얼어붙음, 마지못한 웃음을 적극적인 동의로 해석해서는 안 되며 동의는 매 순간 바뀔 수 있습니다.
거절한 뒤 상대가 서운해할 수는 있지만, 그 감정을 없애주는 것까지 거절한 사람의 책임은 아닙니다. 반복해서 설득하거나 죄책감을 주거나 안전하게 떠나는 일을 막는다면 로맨틱한 끈기가 아니라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동입니다. 그때는 예의보다 거리와 도움을 먼저 확보해야 합니다. 이 관점을 내 상황에 대입할 때는 “숨기자는 말에 대한 이유를 물어봤나?”라는 질문을 함께 놓고 보면 좋습니다.
질문에 답한 뒤에는 ‘우리 사이를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자고 할 때’ 상황에서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과 당분간 하지 않을 행동을 하나씩 정해보세요. 두 가지를 나누면 불안을 없애지 못하더라도 충동적인 선택은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이유도 묻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기’ 쪽으로 급히 움직이고 싶다면, 그 행동이 문제를 풀지 아니면 잠깐의 불안만 덮을지 한 번 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당장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면, 다음 한 번의 대화나 만남에서 확인할 행동을 하나만 정해도 충분합니다. 상대의 말을 해석하는 일보다 내가 편안하게 지킬 수 있는 기준을 정하는 편이 이후의 선택을 더 분명하게 만듭니다.
말문이 막힐 때
- 왜 지금은 말하기 어려운지 좀 더 알려줄 수 있어요?
- 언제쯤이면 편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드는 반응
- 이유도 묻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기
마지막으로 하나만
- 숨기자는 말에 대한 이유를 물어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