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세 번째 물었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는 대답만 돌아옵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제 시간만 흘러가는 기분입니다.
오늘 기억할 말아직 모르겠다는 말이 반복되면 그것도 이미 하나의 대답입니다.
처음 한 번은 정말 고민 중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말이 여러 번 반복되면 그건 생각할 시간의 문제가 아닐 수 있어요.
계속 기다리다 보면 정작 나는 다른 만남의 기회도, 다른 곳에 쓸 수 있던 마음도 뒤로 미루게 됩니다. 시간은 나에게도 똑같이 흘러가고 있어요.
상대가 마음을 정할 시간을 존중하는 것도 좋지만, 그 시간에 쓰이는 건 결국 내 시간과 마음입니다. 그동안 나는 다른 좋은 인연을 만날 수도 있었어요.
내 시간을 계속 내주는 만큼, 나에게도 언제까지 기다릴지 정할 권리가 있다는 걸 기억해두세요.
무작정 기다리기보다 나에게 편안한 기다림의 시간을 미리 정해두면 도움이 됩니다. 기한이 없는 기다림은 끝도 없이 늘어지기 쉬워요.
그 시간이 지나도 대답이 같다면 이제는 내가 정할 차례입니다. 상대의 대답을 기다리는 것에서, 나의 다음 걸음을 정하는 쪽으로 넘어가면 돼요.
기다림을 그만두는 건 상대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한 선택입니다. 좋아했던 시간이 헛되다는 뜻도 아니에요.
마음을 정리하는 데 죄책감을 가질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나에게도 답을 정할 시간과 권리가 처음부터 있었다는 걸 잊지 마세요.
“아직 모르겠다는 말만 반복하는 사람 앞에서”라는 고민이 든다면 먼저 한 장면만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지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음이 빨리 커졌다고 관계의 모든 단계도 같은 속도로 지나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연락 빈도, 단둘이 보내는 시간, 돈과 사생활을 공유하는 범위는 각각 따로 합의할 수 있습니다. 한 영역의 친밀함을 다른 영역의 동의로 넘겨짚으면 가까움이 오히려 압박이 됩니다.
애매함이 오래될 때는 신호를 더 정교하게 해석하는 것보다 내가 원하는 관계와 기다릴 수 있는 기간을 말하는 편이 낫습니다. 상대의 답이 모호하다면 말보다 그 뒤의 행동이 일관되는지 보세요. 기다림에도 내가 정할 수 있는 끝이 있어야 합니다. 이 관점을 내 상황에 대입할 때는 “아직 모르겠다는 말이 몇 번째 반복인지 세어봤나?”라는 질문을 함께 놓고 보면 좋습니다.
질문에 답한 뒤에는 ‘아직 모르겠다는 말만 반복하는 사람 앞에서’ 상황에서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과 당분간 하지 않을 행동을 하나씩 정해보세요. 두 가지를 나누면 불안을 없애지 못하더라도 충동적인 선택은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대답 없이 계속 만나며 시간만 흘려보내기’ 쪽으로 급히 움직이고 싶다면, 그 행동이 문제를 풀지 아니면 잠깐의 불안만 덮을지 한 번 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당장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면, 다음 한 번의 대화나 만남에서 확인할 행동을 하나만 정해도 충분합니다. 상대의 말을 해석하는 일보다 내가 편안하게 지킬 수 있는 기준을 정하는 편이 이후의 선택을 더 분명하게 만듭니다.
말문이 막힐 때
- 저는 이제 답을 듣고 싶어요, 시간이 더 필요하면 언제까지인지 말해줘요.
- 계속 기다리는 건 저한테도 힘든 일이에요.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드는 반응
- 대답 없이 계속 만나며 시간만 흘려보내기
마지막으로 하나만
- 아직 모르겠다는 말이 몇 번째 반복인지 세어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