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서 연락을 못 했어.” 별말 아닌 문장인데, 이상하게 그 말을 듣고 나면 마음이 조금 멀리 앉을 때가 있습니다. 머리로는 이해해요. 누구나 바쁠 수 있고,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갈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마음은 꼭 그렇게 이성적으로만 움직이지 않습니다.
오늘 기억할 말서운한 건 연락 몇 통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내가 그의 하루에서 어디쯤 있었는지 문득 알 것 같아서일지도 모릅니다.
정말 바쁜 사람도 있습니다. 일에 치이고, 가족 일에 붙잡히고, 몸이 너무 지쳐서 아무 말도 못 하는 날도 있죠. 그러니 바쁘다는 말을 곧바로 사랑이 식었다는 뜻으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바쁨이 늘 같은 방식으로 반복된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집니다. 바빴다는 말 뒤에 미안함도, 설명도, 다음을 챙기려는 마음도 없다면 우리는 그 공백에서 외로움을 느낍니다. 그 외로움은 유난이 아닙니다.
사실 우리가 원하는 건 하루 종일 붙잡고 있는 연락이 아닐 때가 많습니다. 짧아도 괜찮으니 “오늘 정신없었어. 늦게 말해서 미안해.” 정도의 마음이면 충분한 날이 많아요.
사랑은 대단한 시간을 내는 일보다, 없는 시간 안에서도 상대를 완전히 잊지 않는 태도에 가까울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작은 연락 하나가 크게 느껴지는 겁니다.
서운하다고 해서 바로 마음을 닫아버리면, 내 마음도 같이 다칩니다. 먼저 내 안에서 이 질문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나는 연락이 필요했던 걸까, 아니면 내가 중요하다는 확인이 필요했던 걸까.”
후자라면 말은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연락을 자주 하자는 뜻은 아닌데, 늦어질 때 한마디만 있으면 내가 덜 불안할 것 같아.”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사랑을 구걸하는 말이 아니라, 관계 안에서 내가 편안해지는 방법을 알려주는 말입니다.
그러니 오늘 너무 오래 휴대폰만 보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답이 늦은 그의 마음은 아직 우리가 다 알 수 없지만, 기다리는 동안 나를 작게 만드는 일까지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