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메뉴 하나로 시작한 말이 어느새 언성이 높아진 다툼으로 번집니다. 내용은 이미 흐릿해졌는데, 둘 다 먼저 말을 걸지 않으려 버티고 있습니다.

오늘 기억할 말먼저 말을 거는 쪽이 지는 게 아니라, 관계를 지키는 쪽입니다.

둘 다 지기 싫어서 사소한 싸움이 커질 때 관련 이미지

시간이 지나면 무엇 때문에 싸웠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도 먼저 말을 걸면 지는 것 같아 계속 버티게 됩니다.

그 마음은 이상한 게 아닙니다. 다만 그 버팀이 길어질수록 정작 풀고 싶었던 일은 뒤로 밀려납니다.

먼저 사과하거나 화해의 말을 건네는 일을 패배로 여기면, 두 사람 다 계속 기다리속이는 말 하게 됩니다.

먼저 말을 건네는 쪽은 오히려 관계를 더 아끼는 쪽에 가깝습니다. 승패로 보지 않으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아까 일은 나도 좀 심했어, 얘기 다시 해볼까"처럼 짧은 한마디면 얼어붙은 분위기를 풀기에 충분합니다.

누가 더 잘못했는지 따지는 대화보다, 지금부터 어떻게 할지를 말하는 대화가 훨씬 빨리 풀립니다.

이기고 지는 문제로 보지 않고, 지금 먼저 건넬 수 있는 짧은 말 한마디를 찾아봅니다.

둘 다 지기 싫은 싸움에서는 먼저 사과하는 사람이 모든 책임을 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누가 맞는지보다 각자 상처 준 말과 다음에 바꿀 행동을 하나씩 맡으면 항복하지 않고도 복구할 수 있습니다.

사실에 대한 의견이 끝내 달라도 존중할 말투와 공동생활의 결정을 따로 합의할 수 있습니다.

“둘 다 지기 싫어서 사소한 싸움이 커질 때”라는 고민이 든다면 먼저 한 장면만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지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인이 서운해하는 순간마다 누가 더 사랑하는지를 따지면 구체적인 문제는 쉽게 사라집니다. 필요한 것은 연락, 돈, 시간, 혼자 쉬는 방식처럼 충돌한 항목을 작게 나누고 다음에는 무엇을 다르게 할지 정하는 일입니다. 사과가 진심이어도 행동의 합의가 없으면 같은 장면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좋은 관계에도 피곤한 날과 엇갈리는 시기가 있습니다. 다만 한쪽만 계속 설명하고 양보하는지, 불편하다는 말을 한 뒤 선택권이 실제로 넓어지는지는 따로 봐야 합니다. 갈등이 있다는 사실보다 갈등 뒤 두 사람의 생활이 조금이라도 달라지는지가 관계의 회복력을 보여줍니다. 이 관점을 내 상황에 대입할 때는 “내용보다 자존심이 앞서고 있진 않은가?”라는 질문을 함께 놓고 보면 좋습니다.

질문에 답한 뒤에는 ‘둘 다 지기 싫어서 사소한 싸움이 커질 때’ 상황에서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과 당분간 하지 않을 행동을 하나씩 정해보세요. 두 가지를 나누면 불안을 없애지 못하더라도 충동적인 선택은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누가 먼저 말 거나 끝까지 지켜보며 버티기’ 쪽으로 급히 움직이고 싶다면, 그 행동이 문제를 풀지 아니면 잠깐의 불안만 덮을지 한 번 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당장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면, 다음 한 번의 대화나 만남에서 확인할 행동을 하나만 정해도 충분합니다. 상대의 말을 해석하는 일보다 내가 편안하게 지킬 수 있는 기준을 정하는 편이 이후의 선택을 더 분명하게 만듭니다.

말문이 막힐 때

  • 아까 일은 나도 좀 심했어, 얘기 다시 해볼까.
  • 누가 맞고 틀리고보다 지금 화해하고 싶어.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드는 반응

  • 누가 먼저 말 거나 끝까지 지켜보며 버티기

마지막으로 하나만

  • 내용보다 자존심이 앞서고 있진 않은가?